부서별사전공표
함께 그리는 우리바다 디자인, 이제부터 시작이다('18.5.16. 조선일보)
-
부서
홍보담당관
-
담당자
정하나
-
전화번호
044-200-5024
-
등록일
2018.06.04.
-
조회수
1978
-
첨부파일
함께 그리는 우리바다 디자인, 이제부터 시작이다('18.5.16. 조선일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우리가 흔히 쓰는 디자인(Design)이라는 말은 사실 프랑스어 데셍(Dessin)에서 유래한다. 데시네(Dessiner: 그리다)의 파생어인 데셍은 ‘밑그림’을 의미한다. 그 어원을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디자인의 할아버지 격인 라틴어 데지그나레(Designare)를 만나게 되는데, 이는 ‘윤곽을 잡다’, ‘계획하다’ 등의 의미를 담고 있어 흥미롭다. 결국 디자인은 ‘밑그림’, ‘계획’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에 대해 어원까지 살펴본 이유는 과연 지금까지 육지 면적의 4배가 넘는 우리 바다에 종합적인 디자인이 있느냐 하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육상에서는 예전부터 도시계획, 토지이용계획 등 우리 국토를 체계적으로 이용, 보전, 관리해 나갈 종합계획이 존재했지만, 정작 광활한 바다의 이용과 보전에 관해서는 이러한 종합적인 디자인이 없었다.
19세기 미국으로 땅을 찾아 나선 이들을 그린 ‘파 앤드 어웨이(1992)’라는 영화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 오클라호마의 대평원에 먼저 깃발을 꽂기 위해 마차와 말을 타고 질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마치 우리가 드넓은 바다를 선점식으로 이용하는 방식을 연상케 한다. 공유재의 성격이 강한 바다는 그간 무주공산(無主空山)으로 여겨져 먼저 깃발을 꽂은 자가 임자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같은 바다를 두고 보호생물인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와 해상풍력단지 예정지 간의 갈등, 바닷모래 채취를 둘러싼 갈등 등이 발생하였지만, 첨예한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해결할 밑그림이 그동안 없었던 것이다.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을 하면서 이 점이 늘 아쉬웠고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으면서 이런 밑그림을 꼭 그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바다를 관장하는 해양수산부의 존재 이유가 바로 이런 곳에 있지 않을까! 다행히도, ‘해양공간계획법’ 제정과 해양공간계획 수립을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켜 추진해온 노력 덕분에 지난달 「해양공간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바다공간 디자인의 근거가 마련되었다.
자 이제는 ‘무엇을(What)’에서 ‘어떻게(How)’로 관점을 전환할 시점이다. 저 먼 과거에 밤하늘의 별자리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배들의 길잡이가 되었듯 해양공간계획이 바다사용의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바다의 밑그림을 그리는 원칙과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우선, 데이터에 기초한 과학적 접근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해양환경, 수산자원, 선박항해, 해양레저 등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에 담고 빅데이터화 하여 의미있는 정보를 생산하며, 단일 플랫폼에 구현해야 한다. 이렇게 생산된 통합 해양정보는 바다공간 밑그림의 훌륭한 소재가 될 것이다. 44만㎢에 달하는 우리바다에 우선순위를 정해서 중요 해역부터 차근차근 사계절 데이터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
둘째, 우리 바다의 생태계 가치를 지속가능한 이용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 수산자원의 산란지와 바다생물의 서식처도 중요한 가치로서 평가되어야 하며 바다의 자연적 특성, 활용 가능성과 적절한 입지를 균형감 있게 진단하여 해양공간의 용도와 관리방향을 정하여야 한다.
셋째, 모든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상향식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조금 늦어지더라도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구조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물줄기는 바다로 흘러가는데 바다는 그 물줄기를 가리지 않는다. 즉 바다는 포용과 참여를 상징한다. 바다공간 디자인의 주체는 우리 국민 모두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 속에서 바다의 가치를 피부로 느끼고, 바다가 지속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는 풍요로운 삶의 터전이 되도록 제대로 된 밑그림을 이제부터 그려나가자.
-
다음글
-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