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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문화, 세계로 향하다('17.5.23. 조선일보)

해녀 문화, 세계로 향하다('17.5.23. 조선일보)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석

 

 바닷속에 인위적인 잠수 장비 없이 들어가 수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여성어업인인 해녀(海女)는 <삼국사기>, <고려사>, <제주풍토기> 등의 문헌에서 잠녀(潛女)라는 말로 여러 차례 언급되었다.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대대로 이어져 온 ‘해녀 문화’는 오늘날 한국의 전통적 해양문화와 여성 어로문화를 대표하는 문화로, 해녀는 수산업협동조합의 구성원이자 어업권을 가진 지역 경제의 주체로 당당히 자리매김하였다.

 

 작년 11월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유네스코(Unesco) 세계무형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자리에 모인 회원국들은 만장일치로 ‘제주해녀문화’를 인류무형유산으로 새로 등재하기로 결정하였다. 첨단 장비를 활용하여 대규모로 조업하는 오늘날의 어업 형태와 달리, 물옷과 간단한 채집용 도구 외에 아무런 인위적인 장비를 갖추지 않고 자연과 어우러져 조업하는 해녀 어업을 가리켜 회원국들은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간직한 자연 친화적인 어업’이자 ‘공동체의 가치를 전승하는 어업’이라고 극찬하였다. 이처럼 우리 해녀어업과 문화의 가치는 더 이상 우리나라만의 가치가 아닌, 세계인이 아끼고 보존해야 할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반면 오늘날 우리 해녀어업은 후계자 부족, 해녀 고령화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때 2만 명을 넘던 해녀의 숫자는 이제 4천3백여 명 가량으로 줄어들었으며 현재 활동하는 해녀 중 57.3%(2,298명)가 70세 이상의 고령자이고 비교적 젊은 층에 속하는 30~49세의 해녀는 1.5%(58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고된 물질에 대한 두려움과 탈어촌 현상이 맞물리면서 해녀 문화를 이어갈 수 있는 어업 후계자들이 어촌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리의 귀중한 어업유산인 해녀어업을 지속적으로 보존․관리하여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제주 해녀어업을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올해 5월에는 국가무형문화재 132호로 지정하였으며 해녀어업에 관련된 유․무형의 자원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해녀를 소재로 한 뮤지컬 ‘호오이 스토리‘ 등 문화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작년에 국민들에게 선보였으며, 올해 1월부터는 해수부, 문화재청, 지자체, 민간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해녀어업 보존․발전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여 해녀어업의 체계적인 보존‧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나가고자 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고령으로 조업이 어려운 해녀들의 생업과 복지를 지원하기 위해 70세 이상 해녀들을 대상으로 매년 20만원 가량의 수당을 지급하는 ‘소득보전 직접지불제’를 실시하고, 해녀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잠수복 지급 사업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후계자 해녀를 양성하기 위한 해녀학교 운영을 지원하고 40세 이상 신규 해녀에게 월 50만원 이내의 정착지원금을 지원하여 해녀업에 입문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부담을 낮추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한국의 해녀 문화가 세계인들에게 더욱 널리 알려지기를, 앞으로도 우리 바다에서 바다의 보물들을 길어올리는 수많은 ‘바다의 어멍’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