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별사전공표
등대와 함께 떠나는 해양문화 여행('16.8.22. 동아일보)
-
부서
홍보담당관
-
담당자
정하나
-
전화번호
044-200-5024
-
등록일
2018.06.04.
-
조회수
1360
-
첨부파일
등대와 함께 떠나는 해양문화 여행('16.8.22. 동아일보)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초등학교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얼어붙은-달그림자-물결 위에-자고’로 시작하는 동요 ‘등대지기’를 불러본 적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잠들지 않는 아이를 달래는 자장가로, 때로는 여름밤 모닥불 앞에서 모두 함께 불렀던 동요 제목인 ‘등대지기’는 사실 정식 용어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외로운 섬을 지키는’ 등대의 본 모습은 밤바다에서 선박의 안전 항해를 돕는 관공서이며, 등대지기의 정식 이름은 국가공무원인 ‘항로표지원’이다.
등대를 낭만과 고독의 상징이라 여기는 서정적 시각도 있겠지만, 실제로 등대는 근대 시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서구세력이 식민지를 점령하기 위하여 수많은 배를 띄웠고 이들의 안전운항을 지킨 것이 바로 등대였다. 우리나라에 근대적 형태의 등대가 처음 등장한 것도 일제 강점기 즈음이다. 1895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동북아 진출에 박차를 가했고, 우리에게 등대 설치를 집요하게 요구하였다. 일본은 큐슈, 대만, 만주 등 한중일 배들이 끊임없이 드나드는 인천항에서 군수물자를 원활하게 운송하고자 한 것이다. 1903년 6월 1일 마침내 인천항에서 15.7km 떨어진 팔미도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인 7.9m 높이의 팔미도 등대가 설치되었다.
팔미도 등대는 그로부터 약 50여년이 지난 후 큰 의미를 보여주었다. 최근 한참 뜨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극적으로 묘사된 것처럼 1950년 9월 15일 자정이 지난 시각, 연합군의 상륙작전 개시를 뜻하는 불빛이 바로 팔미도 등대로부터 밝혀졌다. 당시 수세에 몰리고 있던 연합군은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후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등대는 이처럼 여러 가지 숨은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으나, 보통의 시각은 여전히 등대를 일상에서 벗어나 꿈과 희망, 편안함을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것은 항해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위성장치, 레이더, 전자해도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항해장비를 중심으로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지만, 이분들은 여전히 바다 위 등대를 보면서 평안함과 안도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러한 등대가 요즘은 사람들이 모두 함께 즐기는 해양문화 예술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국민들이 가족과 함께 등대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도록 부산 가덕도등대, 여수 거문도등대, 제주 산지등대 등을 개방하고 있다. 등대에서의 하룻밤은 공간여행이자 시간여행이다. 밤이 되면 하늘에서 무수한 별빛이 우리에게 쏟아져 내린다. 바다에 어른거리는 달빛을 보며 가족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덧 깊은 밤은 지나간다. 수십 년간 항로표지원들이 오르락내리락 했을 등탑과 돌계단, 철사다리도 새로운 체험이 될 수 있다.
부산 영도 등대, 인천 팔미도등대, 여수 오동도등대, 마산 소매물도등대, 제주 우도등대 등에서는 문학콘서트, 음악회, 전시회, 사진전 등 매 주말마다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린다. 포항 호미곶에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에서도 등대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고 주말에는 문화행사도 즐길 수 있다. 울릉도 행남등대, 동해 묵호등대, 시흥 오이도등대 등에서 해변을 따라 펼쳐진 산책길을 걸어보는 것도 새로운 느낌의 여행이 될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특히 등대문화의 보전 차원에서 2006년부터 역사적 배경이 풍부하고 문화적ㆍ예술적 가치가 있는 팔미도등대, 가덕도등대 등 23개소를 등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이 중 울기등대, 가거도등대 등 6개소는 국가문화재로 등록되었으며, 14개소까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양문화를 보존하고 융성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해양르네상스 붐을 일으키고 더 나아가 해양문화 강국으로 꽃 피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숨겨진 많은 이야기와 의미를 품고 있는 등대에 현대사회의 바쁜 일상으로 고단해진 우리 몸과 마음을 기대어 보는 것은 어떨까. 화창한 주말 오후,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등대로 해양문화 여행을 떠나 볼 것을 권해본다.
-
다음글
-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