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별사전공표

크루즈 관광, 우리나라에서 즐기자('16.8.15. 파이낸셜뉴스)

크루즈 관광, 우리나라에서 즐기자('16.8.15. 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 차관 윤 학 배

 

  1980년대 초 어느 TV 외화 시리즈에서 망망대해 위 커다란 배에 수영장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TV 속 사람들은 고급 호텔에나 있을 수영장에서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선탠과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해외 출장 때 현지에서 직접 보니, 이미 배에서 먹고 자면서 즐기는 ‘크루즈 관광’이 보편화되어 있음을 알고 더욱 놀랐다. 크루즈 관광은 사람들이 자는 동안 배가 다음 관광지로 이동하기 때문에 숙소를 옮겨 다닐 필요가 없어 가족이나 돈과 시간은 많지만 이동이 불편한 노년층에 인기가 많다고 했다. 다채로운 먹거리, 선상파티와 화려한 쇼 등 마치 고급 휴양지가 바다 위에 떠 있는 듯 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크루즈는 지중해, 마이애미 등에서 즐기는 선진국 형 호화 관광이라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세계 크루즈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중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중국, 홍콩 등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크루즈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 크루즈 관광객은 지난해 109만 명에서 2020년 460만 명으로 전망되는 등 연평균 33%로 급성장할 것이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와 더불어 중국, 일본에서 출발하여 우리나라를 들르거나 부산, 제주 등에서 출발하는 상품도 늘고 있다. 지금까지 예약된 크루즈 스케줄을 볼 때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올해 150만 명, 내년도에 22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항지에서 일인 당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의 지출액은 100달러로, 관광객 증가에 따라 내년에는 2조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크루즈선이 우리나라에서 구입하는 식료품 등 선용품도 지난해 100억원을 돌파하였고, 업계는 2020년에 5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크루즈 관광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크지만, 향후 관련 산업이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은 아직 충분치 않다. 부산, 제주, 인천, 속초, 여수 등 5개 항만을 통해 크루즈 관광객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으나, 접안시설과 여객터미널 등 전용 인프라가 부족하여 관광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이다. 입국 후에도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 상품 부족으로 관광객들이 면세점 쇼핑을 주로 하고 있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난 3월 관계부처와 함께 ‘제1차 크루즈 산업 활성화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크루즈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입국할 수 있도록 크루즈 전용 부두와 여객 터미널 등을 갖추는 한편, 출입국관리소에서는 신속한 출입국을 위한 심사 시스템을 새로이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지자체들은 크루즈 산업과 지역경제와의 연계를 위하여 자연경관, 전통문화, 음식 등을 연계한 관광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일본인 크루즈 관광객 180여명이 부산에서 국악공연 ‘왕비의 잔치’를 관람한 후 큰 호응을 보인 것처럼, 앞으로도 좋은 관광 상품이 계속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내년에는 중국, 일본에 이어 국적 크루즈 선박의 취항을 목표로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현재 3만 명에 불과한 국내 크루즈 관광객을 확대하기 위해 9월에는 4박5일 부산-일본 크루즈 체험단도 운영하는 등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

 

  오는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메종글래드 제주 호텔에서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이 열린다. 2013년 첫 개최 후 4회째를 맞이하는 동 포럼은 크루즈 관광의 저변을 확대하고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하여 개최되었다. 특히, 올해는 프린세스크루즈, 코스타 등 글로벌 선사 대표를 포함한 국내외 관계자 1천여 명이 참석하여 우리나라의 크루즈 선박과 관광객 유치 활성화가 기대된다. 앞서 말한 여러 노력을 통해 앞으로는 우리나라로 오는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도 더욱 늘어나고, 우리나라가 동북아 크루즈 시장의 한 축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내년 이맘때는 우리 국민들이 가족과 함께 우리 국적 선박을 타고 크루즈 관광을 즐기는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