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별사전공표

여름철, 안심하고 생선회를 즐기자('16.7.8. 내일신문)

여름철, 안심하고 생선회를 즐기자('16.7.8. 내일신문)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

 

  바다가 없는 내륙지역인 춘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나는 평상시 바다 생선을 접하기가 어려웠다. 왕소금에 절인 자반 임연수어와 고등어가 바다 생선의 전부였다. 특히, 싱싱한 활어회는 입사 후 회식 때 처음 먹어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날 것으로 먹는 생선회는 신선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냉장유통구조가 발달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음식 중 하나였다. 그런데 우리 사회경제가 발전하고 냉장 기술 및 유통망이 발달하면서 생선회는 이제 흔한 음식이 되었다. 길거리엔 광어나 우럭회, 참치회 등을 전문으로 파는 식당이 건물마다 하나씩 보이기도 한다.

 

  예전과 다르게 생선회가 흔해지고 언제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이 되었지만, 아직도 이 음식에 대한 고정관념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사실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모든 음식이 부패하기 쉽다. 특히, 선도가 생명인 수산물의 경우에는 여름철에 단시간 내에 부패하기 쉽다. 바로 이러한 특성은 수산물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면서, 반대로 여름에는 조심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흔히들 회는 여름에 먹지 말라고 한다. 비 오는 날에는 생선을 회로 먹으면 탈이 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해양수산부에서 오랜 시간 몸담아온 나에게도 주변 사람들이 대놓고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과연 생선회는 여름에 먹으면 안 되는 것일까?

 

  여름철에는 식중독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생선회 소비를 꺼린다. 이러한 식중독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비브리오 패혈증균이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바닷물에서 증식하는 병원균으로, 생선의 근육 안으로는 파고들어가지 못하고 생선의 아가미나 껍질, 내장에 머문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병균도 조리 과정에서 충분히 세척하거나 위생적으로 처리할 경우 제거가 가능하다. 생선회의 경우, 살점을 먹는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조리만 한다면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생선회를 조리하기 전에 흐르는 수돗물로 2~3회 정도 잘 씻고, 조리사의 손이나 칼, 도마 등의 조리 도구에 묻어서 생선회 살점으로 옮아가지 않도록 위생적으로 조리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원칙들만 잘 지킨다면 여름철에도 질 좋고 안전한 생선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실제, 일본에서는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수가 우리의 1/3 수준에 불과하고 여름철에도 생선회를 자주 먹는다고 한다. 다만, 만성간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85℃에서 1분 이상 가열 조리하여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수산물 자체가 상했다면 조리를 위생적으로 하더라도 탈이 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수산물은 쉽게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부터 보관, 이동 등 전체 유통과정에서 최대한 수산물을 신선하게 유지시켜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수산물이 식당이나 국민들의 식탁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최적의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수산물 생산에서 판매 전까지의 수산물 이력을 등록, 기록하여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는 수산물이력제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고등어, 갈치, 참조기, 전복, 멸치와 같은 대중성 어종 등 사회적으로 의미가 크고 이력제 적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17개 품목을 지정하여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매년 식중독 예방을 위해 여름철 수산물을 대량 취급하는 집하장, 도매시장의 위생·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는 한편, 언론매체를 통해 여름철 수산물의 조리·섭취 등 위생관리 요령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사실 생선만큼 무병장수의 웰빙식품은 없다. 생선은 몸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DHA 및 EPA)을 비롯해 각종 비타민, 무기질 등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다. 이 때문에 육류를 주로 섭취해온 유럽인들도 최근 수산물 섭취량이 늘고 있다고 한다. 최근 폭염 특보가 발령되는 등 올 여름도 어김없이 푹푹 찌는 무더위가 찾아왔다. 무더위에 기력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 생선회나 시원한 물회로 무더위를 날리고 원기도 회복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