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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물고기 지켜주면 더 큰 가치로 돌아옵니다('16.6.21. 서울경제)

어린물고기 지켜주면 더 큰 가치로 돌아옵니다('16.6.21. 서울경제)

 

해양수산부 차관 윤학배

 

  최근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올라가면서 여름이 부쩍 가까워졌다는 것을 느낀다. 여름밤 퇴근 후 노가리, 쥐포와 함께 하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은 하루의 고단함을 잊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과거 우리 바다에는 명태와 쥐치가 넘쳐났다. 산처럼 많이 잡힌다고 명태를 ‘산태(山太)’라 부르고 쥐치는 흔해서 포를 만들어 먹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재 우리가 먹는 노가리나 쥐포는 모두 수입산이다. 노가리는 명태 새끼다. 과거 우리는 우리바다에서 노가리를 마구 잡아 들였고, 결국 오늘날 우리 바다에서 명태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명태만이 아니다. 어린 갈치인 풀치도 갈치 어획량의 80~90%를 차지하고 있으며, 갯장어와 참홍어의 어린물고기 비중도 80%가 넘는다.

 

  또한 현재 성조숙증을 진단 받는 아이들이 증가하는 것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처럼 바다 속 물고기도 성조숙증을 겪고 있다. 성장 전에 잡히다보니 적응과정으로 물고기들도 성조숙이 나타나게 되었다. 특히 참조기의 경우 성조숙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2008년도 성성숙된 참조기는 1.4세, 18cm의 몸길이를 가졌지만 2013년도에는 0.9세, 15.9cm밖에 되지 않는다. 만 1년도 안된 참조기가 종족보존을 위해 산란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어린물고기를 많이 잡아온 결과 우리 수산자원은 급속히 고갈되고 있다. 1960년대 1,520만 톤이던 수산자원량은 지난해 800만 톤 정도로 반 토막이 났다. 10년 전 162만 톤을 상회하던 우리 연근해 어획량은 지난해 106만 톤으로 급감했다.

 

  어린물고기의 남획으로 인한 수산자원의 고갈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1990년대 이후 유럽에서도 청어 등의 고갈 문제는 큰 이슈가 되었다. 문제 해결을 위하여 유럽의 여러 국가가 함께 모여 수산자원 회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수산자원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였다. 그 결과, 현재 청어 어획량은 이전 수준을 회복하였으며, 네덜란드를 찾는 여행객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청어(Dutch herring) 를 안정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여러 가지 수산자원 회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올해 5월부터 개정 시행하고 있는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갈치, 고등어, 참조기, 갯장어 등 최근 어획량이 줄고 있는 어종의 어린물고기 포획이 금지되었다. 기존에는 이들 물고기에 대한 포획금지 기준이 없어서 어업인은 어린 물고기를 잡으면 주로 양식장 사료로 값싸게 팔아 넘겼다. 특히 이번에 신설된 체장(물고기 길이) 제한이나 산란기를 중심으로 포획금지체장 및 기간에 관한 기준은 어린물고기 포획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어린물고기 방류사업도 추진 중이다. 특히, 명태는 2020년까지 동해 바다에서 낚은 명태를 우리 국민들의 식탁에 올리겠다는 목표 하에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초 어린 명태 2만여 마리를 동해안에 방류한 바 있다. 이외에도 자연산란장을 조성하는 수산자원플랫폼 사업, 물고기 서식처인 바다목장 조성 등 수산자원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한편, 어린물고기 보호를 위해서는 어업인의 준법조업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지금도 수산시장에서는 어린물고기를 말려서 파는 일명 ‘청어 멸치’, ‘전갱이 멸치’, ‘육수용 말린 갈치’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상품들이 어린물고기로 만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보다 성숙한 소비를 하여 주시기를 바란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부터 황금을 얻으려면, 거위가 알을 낳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 성급하게 거위배를 가르면 황금을 얻기는커녕 애꿎은 거위만 잡는 꼴이 된다. 우리는 어린물고기가 성장하여 다시 알을 낳아 증식하는 순환과정을 기다리고 보살펴 주어야 한다.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의 수산자원에 대한 바른 인식과 행동으로 다시금 우리바다에서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물고기가 돌아오는 풍요로운 바다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