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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제2의 녹화를

바다에서 제2의 녹화를

 

 우리 바다 생태계의 상황이 심각하다. 해조류가 사라지고 그곳에 석회조류가 암반을 하얗게 뒤덮는 갯녹음 현상이 매년 1,200헥타르씩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남부해안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남해안을 거쳐 동해안까지 무려 2만 헥타르가 넘는 바다가 갯녹음에 신음하고 있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우리나라 해안이 모두 황폐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갯녹음으로 해조류가 사라지게 되면 수산생물의 산란 및 서식장이 훼손될 뿐만 아니라 해양의 이산화탄소 흡수능력 약화로 생태환경적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러한 우려와 경각심 속에 지난달 말 부산에서는 푸른 바다를 가꾸기 위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제2의 산림녹화를 바다에서!”라는 슬로건 아래 바다녹화운동본부가 출범한 것이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을 비롯한 40여개 공공기관과 지자체, 80여개 기업이 기꺼이 이 일에 동참하였다.

  바다에서 무슨 녹화운동이냐고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산에 숲이 있어야 새와 들짐승이 살 수 있듯이, 바다에도 해조류가 있어야 물고기들이 서식할 수 있다. 점차 황폐해지는 바다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바다의 내일이 없다는 경각심으로 나무를 심듯 바다에 해조류를 풍성하게 가꾸자는 것이 바다녹화운동의 취지이다.

  바다녹화는 특히 갯녹음 현상에 대응하는 자발적 운동의 첫 걸음으로 크게 두 방향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나는 연구를 통해 갯녹음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예방하는 차원의 노력이다. 다른 하나는 해조류의 이식과 육성을 통해 훼손된 해양생태환경을 복원해서 물고기의 산란·서식지를 보호하는 노력이다.

  이처럼 예방과 복원이 병행적으로 이루어질 때 예의 건강한 바다를 후세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바다녹화운동은 해양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인 동시에 멀리는 생명의 보고인 바다를 살려냄으로써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고 하겠다.

  한편, 정부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갯녹음이 발생한 연안해역에 인위적으로 해조 이식 및 포자방출을 유도하여 매년 3천 헥타르 이상의 바다숲을 조성하고 있고, 갯닦기 등 지반정비를 통해 바다숲을 가꾸고 있다. 또한 2012년부터 매년 5월 10일을 ‘바다식목일’로 지정하고 기념행사를 통해 해양생태계 훼손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바다녹화에 대한 공감대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산림녹화운동도 범국민적 공감대 속에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성공적인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지난 30년간 1백억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우리는 헐벗었던 강산이 푸르름을 되찾는 경이를 맛보았다. 그 환희와 감동을 이제는 바다에서도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산과 숲은 국민 생활 가까이에 있고 그 변화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바다는 관심이나 거리가 산보다 멀고, 바다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관찰하기도 쉽지 않다. 그런 만큼 바다 황폐화의 심각성이나 연안생태계 복원의 시급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단계부터 더 많은 노력과 헌신이 필요할 것이다.

  희망적인 것은 이제 첫걸음을 떼는 바다녹화운동에 이미 많은 분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해양수산과 관련된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민간기업까지 동참해 주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반갑고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당장 녹화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일이야말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일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바다녹화운동에 더 많은 국민들의 마음과 정성이 모인다면 헐벗었던 우리 강산이 푸르게 바뀐 것처럼 머지않아 우리 바다도 해조류가 넘실거리는 건강한 바다로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갯녹음의 시련이 바다에 대한 우리의 사랑에 불을 지펴서 이전보다도 더 풍요로운 바다를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바다에서 이뤄지는 제2의 녹화운동에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