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통통하고 뽀얗게 오른 지금 이 시기가 제철인 해산물이 있는데요.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이에요. 생굴로 먹어도 맛있고~ 굴 구이, 굴 국밥, 굴 전 등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굴.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그만큼 우리나라 바다에서는 굴이 많이 나오는데요. 서해에서는 자연산 굴이, 통영을 중심으로 한 남해에서는 굴 양식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어가의 수입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덕분에 우리나라가 굴 생산량이 세계 1위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굴 생산량이 많은 만큼 쓰레기로 버려지는 굴 껍데기, 즉 ‘굴 패각’ 처리 문제도 심각해요. 맛도 좋고 영양가도 많은 굴. 껍데기까지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똑똑한 바다에서 알려 드립니다!
 우리나라의 바다양식은 굴 양식이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1960년 수하식 굴양식이 시작되면서 어가에 바다양식이 알려지고, 1970년 초에는 산업적 규모의 바다양식도 가능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굴 양식이 대규모로 본격화 되면서 껍데기라고 불리는 패각도 함께 쏟아지기 시작했는데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굴 패각을 처리하는 가장 손쉽고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굴 껍데기를 까는 공장인 박신장 주변이나 항만 야적장에 방치하는 거예요.
 물론 일부는 다시 굴 양식장에서 굴 종묘 부착용으로 사용하거나, 비료 등으로 활용하기도 하는데요. 안타깝게도 굴 패각 운반과 처리 과정 등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탓에 재활용 보다는 방치되거나 불법 폐기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배출되는 수산부산물의 30퍼센트 이상을 굴 패각이 차지할 정도로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방치되는 것도 문제지만 지금까지의 굴 패각 재활용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그러나 올해 굴 패각을 재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위한 연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요.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굴 패각을 활용한 ‘친환경 해양생태블록’이에요. 친환경 해양생태블록은 해양생물의 정착, 보호, 배양 등 해양생태계의 건강한 환경조성과 복원을 위해 바다 속에 설치하는 친환경 수중 구조물인데요. 그동안 사용했던 인공어초, 해중림초 등의 수중 구조물은 대부분 콘크리트 블록으로 만들어졌어요. 하지만 콘크리트는 산호초, 해조류 등에 악영향을 끼치는 백화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해양생태계를 위해 설치하는 구조물이 오히려 바다 사막화의 원인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어요.
 그러나 굴 패각을 활용한 친환경 해양생태블록은 50% 이상의 굴 패각 분말과 해조류 및 물고기가 좋아하는 특수재료가 들어간 친환경 해양 바이오 시멘트로 만들어진데다, 표면은 굴 패각 시멘트 도포재로 처리하여 플랑크톤을 증식시키고 수초와의 친화력을 높여 미생물이 수초에 잘 부착되도록 도와주는 등 해양블록을 설치하는 목적 그 자체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또한 친환경 해양생태블록은 물고기의 크기나 종류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고, 패조류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 하니 효율성이 높은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이점이 많아요.
 이렇게 굴 패각을 활용한 친환경 해양생태블록이 상용화 되면 처치곤란으로 쌓여가는 굴 패각 처리를 넘어, 건강한 해양생태계 조성에도 큰 힘이 되겠죠? 그런데 집에서 굴을 먹고 나온 껍데기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 과연 어느 쪽에 버려야 하는 걸까요? 음식물 쓰레기는 일부 동물의 사료로도 사용이 되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의 기준이 헷갈릴 때는 사료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분류가 좀 쉬운데요.
 굴 껍데기는 딱딱해서 동물도 먹기 어렵고 음식물 분쇄기가 망가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음식물이 아닌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해요. 굴 껍데기 외에 조개나 홍합 껍데기, 게, 새우의 껍질도 모두 같은 이유로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해요. 참고로, 그간 폐기물로 취급되었던 굴 껍데기를 포함한 수산부산물을 귀한 자원으로 보고 관련 법안들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는 노력들도 보이고 있는데, 친환경 해양블록 개발처럼, 새롭고 다양한 처리방법을 앞으로 기대해 봐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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