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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인터뷰]해운 K얼라이언스 만들어... 역내항로 구조조정('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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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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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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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044-200-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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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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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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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들 자발적 구조조정안 제출하면 정부 지원 인센티브"(8.24, 머니투데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근 국적 선사 간 출혈경쟁이 심해진 아시아 역내시장에서 업계가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가 강제할 순 없지만 업계가 자율적으로 항로 구조조정 방안을 만들면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상생을 유도하겠다는 지원책도 내놨다.
문성혁 장관은 지난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국내 해운업계 위험 요인으로 제살깎기식 경쟁을 손꼽았다. 문 장관은 "한국 선사들이 주요 시장인 아시아 역내시장에서 기존 원양 항로에 활용하던 4000TEU급 이상 선박을 전배(Cascading)하는 등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아시아가 글로벌 선사들의 새 격전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문 장관은 이어 "아시아 역내시장(Intro Asia)은 세계 3대 항로인 태평양·대서양·구주항로 각각 보다 이제 더 큰 시장"이라며 "시장 파이가 크다보니 세계 유수 선사들까지 뛰어들어 기존 한국 선사들 부침도 격해졌다"고 진단했다.
해양 전문가인 문 장관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국적 선사는 특히 동남아 항로에서 어려움을 겪어 서로 출혈 경쟁에까지 나서고 있다"며 "각축장이 된 아시아 항로에서 우리 선사들이 살아남으려면 항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문 장관은 "장금장선과 흥아해운 컨테이너 부문 일부는 이미 구조조정을 거쳐 통합됐고, 전체에서 20% 비중인 벌크 부문 (구조조정 필요성이) 남아 있다"며 "동남아 항로에선 공동 배선이나 선복량 조절 등을 통해 특정 항로에 서로 몰리지 않으면서, 각자 경쟁력 있는 분야를 나눠 운항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한국판 얼라이언스'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문 장관은 "정부가 직접 혹은 강제로 이런 구조조정을 요구할 수는 없기에 업체들이 스스로 항로 조절에 대한 여러 협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 "K-얼라이언스가 구축된다면, 정부는 협조 요청을 마다치 않고 기업을 돕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해운업도 서비스업 일종이고 정부가 자유무역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원할 의무가 있다"며 "이는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문 장관은 "코로나19(COVID-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시장 구조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기존 선대운영 및 경영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도 (선사들에) 요구된다"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큰 부담이 될 것이고, 변화와 혁신이 없다면 언제든 한진해운 파산 같은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단독 인터뷰를 통해 '바다 쪽은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금융투자업계 분위기에 일침을 놨다. 해운업은 위험자산이라는 인식 탓에 민간금융 생태계가 말라붙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문 장관은 HMM(옛 현대상선)이 지난 2분기에 흑자전환을 하면서 해운업 재건을 위한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얻는다. 그는 이제 민간해운투자를 되살려야 한다는 후반부 그림을 과감하게 제시했다.
선박의 소유와 운영을 분리해 소유는 투자업계가, 운영은 해운선사가 나눠맡는 민간금융-해운 생태계 구상이다. 이를 통해 호황과 불황에 좌우되지 않고 꾸준한 투자와 선박공급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장관은 여기에 더해 HMM의 순이익 흑자전환과 아시아 역내 항로를 주도하기 위한 구조조정 등 해운업 체질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다음은 문성혁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지난해 취임 이후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 성과를 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컨테이너선 업계가 반토막 난 상황에서 시의적절하게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이 잘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는 "해운분야는 안전자산이 아니고 수익을 내는 쪽이 아니다, 잘못 들어갔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인식이 있다. 해운산업 구조조정 역사상 범양이나 조양 등 여러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은행이 손실을 봐온 전례 탓이다.
외국은 그렇지 않다. 외국 유수 금융기관은 모두 해운 금융을 한다. 우리만 유독 해운 금융이 취약한데, 그런 면에서도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은 시의적절했다. 해운재건 계획에 따라 만든 해양진흥공사가 민간금융 역할을 했다. 해운재건 계획은 해양진흥공사 없이는 불가능했다.
-해양진흥공사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해운업 충격에도 방파제 역할을 했다.
▶해운재건 계획을 만들 땐 코로나19 같은 상황은 전혀 예상 못 했다. 이 상황에서 만약 그런 프로그램 없었으면 어땠을까 아찔하다. HMM(옛 현대상선도) 아마 제2의 한진해운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실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해운재건 계획을 부정적으로 봤는데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HMM의 경영 개선 자구노력 등이 복합돼 지금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관계자들에게 정말 심심한 감사 드린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이 전반기를 돌았다. 그에 대한 점수와 함께 평가를 부탁한다.
▶지난 2년 성과에 대해 굳이 점수를 매기면 80점은 된다고 생각한다. HMM 경영정상화는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해운재건 계획 100% 중 50%를 조금 넘긴 상태다.
해운재건 계획 전반에서 가장 큰 성과라고 하면 신뢰도 회복이다. 지난해 HMM이 세계 3대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인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가입했다는 뉴스 나왔을 때 물류업계 종사하는 지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외국 화주가 'HMM의 얼라이언스 가입이 사실이냐'고 확인한다"는 내용이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우리 운송선사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믿기 어려운 소식이라는 얘기다. 해운동맹은 철저하게 상호 이익을 바탕으로 운영한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대형선 20척 발주되고 인도가 되는 것을 보고 가입을 허용한 것이다. '드디어 HMM에 신뢰를 줘도 되겠구나'하는 의미다.
HMM은 올해 대형선박 투입 이후 드디어 21분기만에 영업익 흑자로 돌아섰다. 이것 하나만으로 성공했다고 볼 순 없고,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게 의미가 있다. 2022년말 순이익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반환점을 돈 이후 해운재건 계획 방향은
▶해운재건 5개년 반환점 도는 시점에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변수가 생겼다. 해운재건 토대 마련에 그치지 않고 한 번 더 도약해서 해운 선진국으로 가려면 뭔가 새로운 게 있어야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아시아 역내 항로다. 해운업계에선 태평양과 대서양, 구주 항로 등 세계 3대 항로를 꼽는데, 아시아 역내 항로는 이들 3대 항로보다 큰 규모다. 시장이 크다 보니 세계 유수 선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아시아 역내항로에서 우리 선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K-얼라이언스 등 4가지 협력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다. 민간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이끌어내고 경쟁력을 갖추도록 정부도 뒷받침할 방침이다.
또 선박의 소유와 운영을 분리해 선사가 재무부담을 덜고 운송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양진흥공사를 통한 선주사 육성을 추진하겠다. 이를 통해 선사는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불황기에도 안정적인 선박 투자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후반기 해운재건 계획 이행의 필수적인 요소가 있다면
▶무엇보다 해운업이 안전자산이고 수익산업이라는 인식으로 민간 선박 금융 생태계가 복원돼야 한다. 세계해사대학교 교수로 일하면서 선박 금융 분야 교수를 채용한 적이 있는데, 이미 업계에서 선점한 탓에 적임자를 찾는 데 무척 애를 먹었다. 우리도 해외처럼 해운 금융 분야 전문가를 빨리 양성하고 활용해서 해운이 안전자산이고 돈이 된다는 인식을 만들어야 한다.
해양진흥공사에 대해선 '자산취득용 차입보증'으로만 한정된 보증범위를 운송계약 관련 입찰 및 계약이행보증, 회사채 발행, 신용보증까지 확대하도록 해양진흥공사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해운재건 노력은 우리 내부에서만 가능한 게 아니고 해운 선진국에 대한 이해나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취임 당시 해운의 스마트화와 함께 국제화를 키워드로 들었다.
스마트화는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과제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코로나19 대책이나 한국형 뉴딜 과제에 접목이 됐다.
국제화를 살펴보면 해수부가 외교부 다음으로 국제성이 높은 부서다. 취임 직후 우리가 국제적으로 관여한 협약이나 단체 다 조사해서 뒤에 붙여놓고 주도적인 역할을 고민했다. 스마트분야는 어느 정도 갖춰졌는데 국제화 쪽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주춤한 상태다. 화상회의 등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자리 창출도 정부의 고민이 많은 분야다. 일용직 많다는 점에 대해서 비판도 많은데 해양분야 일자리에 대한 생각은.
▶단기 일자리가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정부가 들어와도 지금처럼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다양한 신사업이 창출되는 과정이라면 단기일자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해수부 소관분야에선 바다환경 지킴이나 해수욕장 관리 인력 등이 있을 것이다.
지금 일자리 시장과 인구변동 추세대로면 노인 일자리가 더 필요할 것이다. 그걸 20~30대처럼 전문직 형태로 만드는 것 부적절할 수 있다.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은 전문성에 맡겨 따로 창출하고 노인일자리는 단기라도 계속 제공해야 한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현장과 학계를 두루 거친 이상적인 커리어를 갖춘 국무위원으로 평가된다. 해양대를 나와 마도로스를 경험한 뒤 런던 유학을 통해 현지에서 해양학 교수까지 섭렵한 권위 있는 전문가다. 문재인 정부가 발굴한 정통성 있는 신임 행정 관료라는 평이다.
문정부가 출범한 이후 '해운재건'을 주요 국정과제로 손꼽혔다. 지난 정부에서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사실상 한 축이 사라진 국적 선사업계를 다시 이끌 적임자로 문 장관이 손꼽혀 지난해 4월부터 해수부 장관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1958년 부산 출생인 그는 서울 대신고와 한국해양대학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영국 카디프대학에서 항만 경제학(Port Enonomics)으로 박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해양대학 실습선 선장과 HMM(옛 현대상선) 1등 항해사 등으로 현장 경험을 쌓은 문 장관은 1989년 한국해양대학 해사수송과학부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후 2008년부터는 세계해사대학에서 한국인 최초로 교수로 일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1983년 스웨덴 말뫼에 설립한 세계해사대학은 세계 해운·조선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는 해사 분야의 최고 교육기관이다.
현장과 연구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사, 물류 항만 분야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해 HMM의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적극 추진한 것도 문 장관의 '경험치'에서 나온 전략이었다고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1958년 부산 △서울 대신고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한국해양대 항만운송학과 석사 △영국 카디프대 항만경제학 박사 △HMM 1등 항해사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세계해사대학 교수
관련링크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82409262918160&type=1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82409092220185&type=1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82409093381669&typ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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