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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기고]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제로화' 1년('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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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
홍보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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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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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044-200-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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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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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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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제로화’ 1년(5.29, 문화일보)
해양수산부 장관 문성혁
2018년 8월 29일 등껍데기에 추적용 발신기를 붙인 채 제주 중문 해수욕장에서 방생된 붉은바다거북 ‘KOR0093’은 11일 만인 9월 8일 부산 앞바다에서 짧은 여정을 멈췄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외상도 없던 거북은 이름도 ‘AR0038’로 바뀌어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수장고로 쓸쓸하게 되돌아왔다. ‘AR0038’은 죽은 연구 개체에 붙이는 표본용 일련번호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인 붉은바다거북의 뱃속에는 과자 봉지와 일회용 컵 부스러기 등 플라스틱 조각 225개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런 가슴 아픈 이야기는 더 이상 바다 생물만의 문제가 아니다. 폐그물에 물고기가 걸려 죽는 유령어업(Ghost Fishing)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피해액만 매년 약 3800억 원에 이른다. 파도에 의해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이 먹이사슬에 의해 우리 몸에 쌓이게 되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는 우리의 식품 안전과 건강에 잠재적인 위험으로 다가온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우리는 매주 평균적으로 약 2000개, 즉 5g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매주 신용카드 한 장, 한 달이면 칫솔 한 개를 먹고 있는 셈이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는 2019년을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제로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난해 5월 ‘해양 플라스틱 저감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발생과 수거, 처리는 물론 재활용까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전주기 관리를 통해 2030년까지 우리 바다에 있는 해양 쓰레기를 절반 이상 줄이고자 한다.
후속 조치도 차곡차곡 이뤄지고 있다. 해양 쓰레기 관리의 제도적 기반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법’이 지난해 12월 3일 제정돼 오는 12월 4일 시행된다. 그리고 해양 쓰레기를 관리하기 위한 예산과 인력, 장비도 대폭적으로 늘리고 있다. 2019년 613억 원이었던 관련 예산은 2020년 992억 원으로 60% 이상 늘어났으며, 육지의 환경미화원과 같은 바다환경지킴이도 지난해 200명에서 1000명으로 대폭 증원했다. 그동안 관리가 어려웠던 도서 지역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 운반하기 위한 정화운반선 7척도 새로 건조하고, 해양 쓰레기 집하장, 전(前)처리 시설 등 관련 기반 시설도 차근차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 밖에도 기존 스티로폼 부표를 대신할 수 있는 친환경 부표를 개발해 보급하는 한편, 부표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어업 방식을 고부가가치 소량 생산 방식으로 바꾸는 등 스티로폼 부표로 인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한다.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대책들도 속속 추진되고 있다. 폐그물과 폐부표 등 해양 쓰레기의 자발적인 회수를 독려하기 위해 ‘어구·부표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고, 개인과 기업 및 단체가 해변을 입양해 책임감을 가지고 관리하는 ‘해변입양’도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다. 또한, 해양 쓰레기 수거 활동 참여 실적을 각종 정부 지원 사업 및 시범 사업 평가 항목에 반영해 어업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붉은바다거북 ‘KOR0093’이 불과 열하루라는 여정의 막바지에 느꼈을 고통을 상상해 본다. 공감에 기반한 참여 없이 이뤄질 수 있는 진정한 변화는 아무것도 없다. 어떤 정책도 바다와 그 속 생태계의 아픔에 공감하고, 내 행동을 돌아보는 성찰과 생활 속의 작은 변화가 모이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실천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더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물려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관련링크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52901033711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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